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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및 영상 요약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by 함승우 2022. 12. 6.

말콤 글래드웰의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를 읽다가 나심 탈레브에 대한 재미있는 부분이 보여서 공유해봅니다. 아래 내용은 거의 책을 따랐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순서가 바뀌는 등 수정된 부분이 있습니다.

 

이 글을 읽기 전까지 저는 나심 탈레브가 철학자, 사상가인줄 알았습니다. "행운에 속지 마라" 이런 책들의 제목을 보면서 사회를 계몽시키는 운동가라고 예상을 했는데, 의외로 특이한 방식으로 투자하는 투자자였습니다. 이 글은 탈레브가 유명한 저서들을 쓰기 전의, 대략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의 이야기입니다.

 

워런 버핏은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린다. 버핏이 성공한 데는 나름대로 비결이 있다. 탈레브는 그 비결이 진정한 성공의 토대인지 아니면 나중에 만들어진 합리화인지 의심했다. 조지 소로스가 성공한 데도 비결이 있다. 그는 처음에 재귀 이론에 따라 투자했다고 말했지만, 나중에는 대부분의 경우 이론이 너무 취약해서 무시했다고 털어놓았다.

탈레브의 오랜 동료 장-마뉴엘 로잔은 어느 날 오후 내내 소로스와 주식시장에 대해 논쟁을 벌였다. 시장을 엄청나게 비관적으로 본 소로스는 정교한 이론으로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주가는 그의 예상과 달리 급등했다. 그로부터 2년 후 로잔은 테니스 대회에서 소로스와 마주쳤다. 로잔은 2년 전의 대화를 기억하는지 물었다. 소로스는 "아주 잘 기억해요. 도중에 생각을 바꿔 큰돈을 벌었으니까요"하고 대답했다. 정교한 이론으로 무장한 소로스조차 자신의 생각을 곧바로 바꿔버린 것이다!

어떤 사람이 금융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이유는 탈레브에게 성가신 의문이었다. 그는 머릿속으로 계산했다. 만 명의 펀드매니저가 있다고 치자. 해마다 순전히 운 때문에 절반은 돈을 따고 절반은 돈을 잃는다. 그러면 돈을 잃은 절반은 밀려나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다시 투자게임을 벌인다. 그렇게 5년이 지나면 313명, 10년이 지나면 9명이 순전히 운 때문에 10년 연속으로 돈을 번다. 니더호퍼는 버핏, 소로스처럼 명민한 사람이다. 시카고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주가동향을 산술적으로 정밀하게 분석하면 수익을 안겨주는 이상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는 이론을 개척했다. 하지만 그가 단지 운 좋은 9명 중 하나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버핏은? 소로스는?

 

그렇다면 주가등락은 종형으로 이루어지는가? 경제학자 유진파머는 주가가 정규분포를 따른다면 7,000년마다 한 번씩 평균에서 표준편차 5만큼 급등하는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러한 규모의 급등이 3, 4년마다 한 번씩 일어난다. 투자자들이 통계적인 질서에 따라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파머는 주가등락을 차트로 그리면 분포곡선의 상단과 하단에서 예외적인 사건이 훨씬 많이 발생하는 팻테일이 될 거라고 결론지었다.

1997년 여름, 탈레브는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 같은 헤지펀드들이 팻테일 개념을 이해하지 못해 곤경에 처할 거라고 예측했다. 그로부터 1년 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는 시장이 안정될 거라는 분석 결과를 믿고 엄청난 양의 옵션을 팔았다. 그 후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러시아 정부가 국채에 대해 지급 불능 선언을 하는 바람에 주가가 폭락했다. 결국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는 몇 주일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탈레브는 시장의 작은 변동에 돈을 걸지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다른 모든 사람이 드문 사건의 가능성을 과소평가하면 40달러에 제너럴모터스를 주식을 팔 수 있는 옵션가격도 과소평가될 것이다. (책에서는 제네럴 모터스 주식이 50달러라고 예시를 들었는데, 실제로 30달러여야 말이 되는 것 아닌가요?) 따라서 탈레브는 할인가옵션을 대량으로 매수한다. 그는 수백 가지 주식에 대한 할인가옵션을 사들였다가 행사가에 도달하기 전에 만기가 지나버리면 추가로 매수한다.

 

탈레브는 전통적인 투자 철학을 뒤집었다. 기존의 방식대로 투자를 하면 배당이나 이자 혹은 일반적인 주가상승으로 하루 동안 작은 돈을 벌 가능성이 아주 크다. 물론 하루 만에 큰돈을 벌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오히려 시장이 급락할 경우 투자금을 몽땅 날릴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충분히 감소할 만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러한 위험 분포를 받아들인다. 반면 탈레브의 투자전략은 하루 만에 큰 돈을 벌 수 있는 확률은 낮지만 현실적인 가능성은 있다. 다만 돈을 몽땅 날릴 가능성이 없는 대신 매일 조금씩 잃을 가능성은 매우 크다. 탈레브가 축적한 1달러, 50센트, 10센트짜리 옵션들 중에서 권리를 행사하는 경우는 드물다. 따라서 손실액은 금세 늘어나기 시작한다. 사실 탈레브는 2001년 4월 이후 911 직후처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매일 돈을 잃었다.

 

탈레브는 "우리는 말라죽을 수는 있어도 한 방에 망할 일은 없어요"라고 말한다. 지속적인 손실의 고통을 감수하는 것은 인간이 본능적으로 피하고 싶어 하는 일이다. 탈레브의 동료는 투자심리의 속성을 이렇게 설명한다. "러시아 국채를 매수한 사람이 있다고 칩시다. 그는 매일 돈을 법니다. 그러다 어느 날 날벼락을 맞고 번 돈의 5배를 잃어요. 그래도 365일 중에 364일은 벌었지요. 반면 매도 포지션을 잡은 사람은 힘들 수 밖에 없습니다. 365일 중에 364일은 손해를 보니까요. 그러면 본전을 찾을 수 있을지, 정말 옳은 판단을 한 것인지, 수익을 내는데 10년이 걸리면 어떻게 될지, 그때까지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회의하게 되지요."

그렇게 계속 손실이 나는 동안 그들이 완전히 틀렸다고 생각하는 니더호퍼가 돈을 버는 것을 받아들이는 일이 쉬울까? 물론 어렵다. 나는 탈레브의 모습을 자세히 관찰하면서 꾸준히 쌓이는 손실이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자주 블룸버그 뉴스를 흘깃거렸고 책상위로 몸을 숙인 채 누적 손실을 계산했다.

 

2001년 가을, 니더호퍼는 시장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대량의 옵션을 매도했다. 그런데 난데없이 두 대의 항공기가 세계무역센터를 들이받았다. 니더호퍼는 머리를 흔들며 "나는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습니다. 그런 일이 생길줄은 정말 몰랐어요"라고 말했다.

탈레브와 니더호퍼의 사례, 그리고 불안정한 우리 시대의 교훈은 본능적인 충동을 억누르고 불의의 상태에 대비하기 위해 고통스런 과정을 감내하는 것이 더 용기 있고 영웅적인 행동임을 말해준다.

 

탈레브의 태도가 꼭 옳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상현상이 우리 생각보다 자주 발생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 같습니다. 오래된 책이어서 유명한 내용일 수 있지만(그리고 그 사이에 나심 탈레브와 말콤 글래드웰의 인지도가 급상승했기 때문에 아실수도 있지만), 다시 보기에도 좋은 내용 같습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6535022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머스터드는 10가지가 넘는데 왜 케첩은 1가지뿐인가? 월스트리트의 이단아, 나심 탈레브는 어떻게 투자에 성공했는가? 염색제 광고에 미국 여성사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피임약 개발자도 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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